우리나라 IT서비스업계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현대정보기술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0일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1989년 5월 현대알렌브래들리로 출발한 이후 1993년 현대정보기술로 사명을 바꾼 이래 현대정보기술은 우리나라 IT서비스 1세대 업체로 삼성SDS, LG CNS, SK C&C 못지않은 성세를 누려왔다. 마북리 데이터센터 오픈 등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역사에서 상징적 재산도 가지고 있었으며 IT서비스업계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현대 그룹사를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세를 확장시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IT사관학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인재를 배출했으며 이들은 타 IT서비스업계, 아니면 그룹 CIO로 자리하면서 명맥을 이어갔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IT서비스업계에 현대정보기술은 다양한 부분에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당시만 해도 최신의 IT서비스 데이터센터로 지칭되던 현대정보기술 용인 마북리 데이터센터는 지난 1996년 설립됐다. 용인 마북리센터는 당초 현대그룹의 각종 IT사업, 반도체·휴대전화·데이터센터 등을 개발하는 연구단지로 그 중 일부가 데이터센터로 운영됐으며 이후 마북리는 데이터센터로 더 유명해졌다.
해외 시장 개척에 있어서도 선도적이었다. 하지만 2004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사세가 확장되지 못했다. 범 현대 그룹 차원에서 독보적이었던 현대정보기술은 이후 현대차그룹에 오토에버시스템즈, 현대그룹에 현대유엔아이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이후 미라콤아이앤씨, 성호그룹 등에 인수되는 등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후 2011년 4월 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롯데 그룹 계열사에 편입됨을 정식 통보받고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현대정보기술도 그룹사의 분해에 따라 성세가 이어지지 못하는 IT서비스업계의 고질적인 특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정보통신은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한 이후 이원화된 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지난해 상장하면서 앞서 상장한 현대정보기술 결국 합병하는 수순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